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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O

May 6 - May 28, 2023

ROY GALLERY Apgujeong

FREE PRACTICE

Group Exhibition | Jan 17, 2025 - Feb 15, 2025  |  ROY GALLERY Apgujeong

Exhibition Note

프리 프랙티스: 연습 주행
미술은 점차 매체의 투명성보다 불투명성을 강조하며, 이제 매체는 더 이상 단순한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로 기능할 수 있다. 미술도 사실 대중문화만큼 유행을 타고, 의지만 있다면 미술에 관한 거의 모든 데이터에 접근이 가능한 시대라 작가는 본인이 쥐고 있는 매체에 대한 변화를 내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요구받는다. 그러나 매체의 변화는 단순히 기법의 문제를 넘어선다. 작가의 의도와 과정이 그 변화를 뒷받침하며, 최종 산출물은 그 당위성을 증명하는 증거가 된다.

이번 전시는 포뮬러 1(F1)의 ‘프리 프랙티스(Free Practice)’ 세션에 착안하여, 작품 완성 이전의 실험과 탐구 과정을 미술의 맥락에서 조명한다. F1에서 프리 프랙티스가 본 경주를 준비하는 일련의 단계라면, 이 전시는 작가들이 작업 중에 겪는 조형적 실험과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작가는 미술을 경주(傾注)할 새로운 "서킷"을 찾게 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작업의 궤적은 미학적 탐구로서의 연습 주행에 해당한다.

작가는 무의식과 신체적 감각까지 포함된 모태적 조형 언어를 가지고 있으며, 오랜 시간 익숙하게 다루어 온 매체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매체의 변환은 드문 일이며, 새로운 매체로의 전환은 성인이 생소한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은 심리적, 인지적 부담을 동반한다. 그러나 새로운 매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낯섦은 자극이 되고, 이는 작가가 본인의 세계를 넘어서 나아가도록 한다. 이때 기존 매체의 관습적 용법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작가에게 보다 능동적인 실험이 요구된다.

매체는 기술적, 시간적 변화를 따라 끊임없이 가변적 경계를 지니며, 이는 과거에도 회화와 사진, 회화와 영상 간의 경합과 상호작용에서 발견된 바 있다. 오늘날 디지털 도구의 발전은 이러한 매체의 경계를 더욱 불명확하게 만들며, 경계 간 실험을 촉발한다. 매체의 전환은 단순히 기술적 이동이 아니라 예술적 사고와 표현의 변화를 수반하는 시스템의 재구성으로 이해될 수 있다. 따라서 작가는 보유한 매체가 이미 내재해 있는 잠재된 창작을 구현하지 못할 때, 실험을 통해 새로운 매체를 탐색하고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은 작가에게 단절과 새로운 연결을 모색하는 과정이며, 시류와 맞물려 미술이 어떻게 생동하는지를 보여준다. 매체의 확장은 일회적이지 않으며, 반복적으로 작가의 작업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작가들은 끊임없이 익히고 실험하며 자신의 경계를 확장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메두사

메두사를 우리가 직시하는 일, 그것은 그가 살아 있지만 눈을 뜨지 않을 때와 그가 머리만 남겨 눈을 떴을 때 가능하다. <Torso>가 침묵하는 덩어리에 시선을 받았다면, <Head of Medusa - Pink>는 차단된 채 시선을 주고받는다. 메두사를 만났을 때 우리는 눈을 감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처럼, 눈을 감은 모습은 죽은 것이 아니라 살아 있을 때 메두사에게 우리가 보내는 시선이 되며, 우리가 그의 눈을 직시할 때는 죽어서 절단된 머리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요컨대 감은 눈에 (보는 사람과 메두사의) 살아 있음과 뜬 눈에 (보는 사람과 메두사의) 죽음이 교차한다. 이윤성의 작품은 지난 세기의 인물 조각에 보낸 작가의 관심이 단순히 회화로 치환된 것이 아니다. 작가에게 평면은 신체 일부와 시선이 절단 또는 차단된 곳에서 보는 일=시선을 보내는 일을 다루는 공간이다.

(콘노 유키 ‘절단면의 회화: 이윤성이 조각에 보낸 시선’ 중)

Installation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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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귤이 

김귤이(b.1990, South Korea) 작가는 과거의 기호를 지금의 사람들이 수수께끼 풀듯이 이해하는 일처럼 혹은 그 자체를 신비함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스스로를 거슬러가며 무엇이 뚜렷하게 그려지고 있는지 찾아간다. 그 상징과 의미를 잃고 낯선 모습으로 그려진 기호들은 각자의 언어에 따라 무한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즐거움과 함께 경쾌하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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