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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Note

거리에서 마주하는 표지판, 표시등의 지시를 따르다가 고개를 돌려본다. 그러다가 어떤 모양들을 마주한다. 그 모양들은 아무런 이름도 지어지지 않았으며, 어떤 표식으로도 이미지로도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다. 나는 길을 걷다가 만난 벽, 바닥, 땅, 부스러기 혹은 더 작은 먼지들 틈에서도 마주쳤던 무언가들을 그리고, 이름 지어주고 싶다. 그러면서 그리기가 시작된다. 특정한 무언가로 부르기에 불명확한 모양들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고민한다. 멋대로 구성해보고 적절한 대비감을 찾아본다. 그 안에서 색과 형태는 충돌하고, 다시 조화를 꾀하는 것 같아 다이나믹해 보인다. 그런 것들을 관찰하고 있다보면 현실로 마주하고 있는 수많은 복잡한 문제들이 아주 간결히 순화되는 기분이 든다.

 

기호는 내게 우연과 우연이 결합해서 나온 또 다른 모양이다. ‘기호’ 자체를 좋아하기 보다는, 기호가 성립하는 과정에서 기의가 거의 덜어지면서 의미가 옅어지고 형체만 남는 결과를 좋아한다. 어른어른거리다 사라지는, 존재의 의미조차 옅어서 채도가 빠져가는 면에 강렬한 빨강을 데려온다. 빨강 자체가 완전한 의미를 만들어내지는 않지만, 기의를 더하는 감각을 열어준다. 그렇기에, 여전히 읽히지 않더라도 기호는 성립한다. 이 기호들은 각자가 형성해온 의식 속에서 다르게 인식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읽히기도 하지만, 읽히지 않는 기호이다. 

 

솟아오르는 에너지가 삼각형이거나 원뿔 형태, 혹은 뾰족한 무언가로 형상화된다. 수직상승하는 욕망의 그 뾰족한 끝에 찔리고 부서져 해체되는 나 자신의 이야기는 어그러졌다가, 물감과 붓질로 또렷이 형태화 되어간다. 삶의 복잡한 생김새들은 캔버스 표면에서 휘발되고, 도형이거나 기호같은 형태들이 남는다. 기호 자체를 그린다기보다 기호를 찾아가는 여정이 작업으로 담기기에, 주저하는 붓질과 덧그려진 흔적들이 함께 구성된다. 과거의 기호를 지금의 사람들이 수수께끼 풀듯이 이해하는 일처럼 혹은 그 자체를 신비함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스스로를 거슬러가며 무엇이 뚜렷하게 그려지고 있는지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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