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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chanted Planet

Lee Jong Kie |  Jun 9 - Jul 18, 2023  | ROY GALLERY Apgujeong

올해 회고전 성격의 전시 [마법의 행성]을 갖는 이종기는 자신의 세계를 확고히 구축한 중진작가로서, 2009년 첫 개인전 이후 지금까지 초대전 35회와, 2014년 서울아트쇼를 시작으로 아트페어에 70여회 참여했다. 초창기부터 그는 저 멀리에 있는 초월적인 이상이 아니라 자신의 손이 닿는 소박한 문화 아이템으로 놀이하듯 작업해왔다. 작품과 자료, 시연과 공연이 함께 하는 그의 전시장은 말 그대로 ‘마법의 행성’ 같다. 이러한 환상적 분위기는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음악과 만화, 오래된 물건이나 마을 풍경 등과 무관하지 않다. 그것들에는 각박하고 진부한 현실과 대조되는 재미와 이상이 있다는 점에서, 상상적 자아와 냉정한 현실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한다. 회고전이라 하기에 젊어 보이는 작품들은 추억을 소환하는 항목들에서 회고에 걸맞는 위상을 갖춘다. 모두 작가가 좋아하는 것들이지만, 그런 아아템들이 소위 말하는 ‘키덜트’ 취향임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러한 취향이 소수의 것이 아닌 시대가 왔기에, 그의 작품이 각광 받아왔을 것이다. 작품 소재로 등장하는 백자나 김환기 작품의 경우는 ‘고급예술’에 속하지만, 고상한 완상을 넘어서 그것들과 유희하고자 한다. 이종기는 가치가 매겨져서 코드화되기 전의 감성으로 거슬러 올라가려 한다. 김환기가 푸른 점을 찍었을 때의 마음, 도공이 일상적 용기로 쓰기 위해 소박하게 항아리를 빚었을 때의 마음은 이후 학적, 제도적 체계화 속에서 물신적 기표가 되었다. 김환기는 달항아리에 대한 애호가로 수집도 많이 했으며, 그의 작품 속에도 자주 등장한다. 초대 국립박물관 관장이었던 최순우와 친구였던 김환기는 이미 1950년대에 달항아리의 가치를 알아봤다. 도자기가 품은 우주에 대한 상상은 화면 안에 무한을 담으려는 시도를 낳았을 것이다. 이종기가 좋아하는 대중문화도 그런 이상주의가 있지만, 애초에 대중적으로 유통될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산물과는 차이가 있다. 물렁물렁한 것은 딱딱해진다. 초심은 권위가 된다. 유희는 규범이 된다. 이종기는 이러한 규칙아닌 규칙을 어지럽힌다. 이번 전시에서 최근작을 포함해 40여 점이 선별된 작품들은 작가 말대로 ‘미와 추, 진짜와 가짜와 관련된’ 이슈를 제기한다. 그가 노는 방식은 자신의 방식대로 구별되었던 범주들을 조합하는 것이다. 그것은 현대미술의 한 양상처럼 임의적인 것은 아니다. 그는 자신이 함께 했던 각별한 것 아니면 작품 소재로 사용하지 않는다. 자신의 분신과 다름없는 심슨 가족이나 소중한 수집 아이템인 슈퍼맨 등을 활용하여 환상처럼 깨지기 쉬운 작은 소우주에 잠입한다. 환상과 환상이 만나며, 작품에 따라 결합되는 환상의 숫자는 더 늘어난다. 이때 필요한 것은 변신이다. 슈퍼맨도 변신의 산물 아닌가. 주체의 입장에서 거리를 두고 보는 대상을 넘어서, 무한을 떠오르게 하는 김환기의 푸른 점들 속에 들어간다면 어떨까, 청화백자에 그려진 상상의 동식물들과 함께 논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이다. 글: 미술 평론가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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