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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Objects

Jina Jung |  Nov 11 - Dec 4, 2023  | ROY GALLERY Cheongdam

정진아는 한눈에 대상을 알아보는 편안한 문법과 표현보다는 본인이 재해석한 풍경을 한 장면에 담는 방식을 시도한다. 작가는 가변적 풍경, 자연 대상의 움직임을 포착하여 지속적인 장면 및 단순하게 해석된 자연물을 회화에 담았다. 작품에서 드러나는 빠르게 이동한 붓질의 흔적은 작가의 퍼포먼스를 떠오르게 하며, 다양한 색채는 율동감을 전하고 있다. 정진아는 색채의 대비, 색면의 구성으로 장면을 비약하거나 분절시키는 등의 실험을 통해 조형 세계를 견고히 쌓고 있다. 필자는 화면을 채운 색의 방향과 흔적에서 시간성은 물론 쉼 없이 작업한 작가의 성실함을 느꼈다. 그림의 명도는 어두운 틈 사이 빛이 새어 나오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며, 묘한 분위기를 담고 있다. 반복적인 붓의 움직임은 화면에 파장을 남기고, 물로 조절한 색의 농담과 뒤섞인 붓 자국은 조형적 형상이 되고 동시에, 형용할 수 없던 심상은 붓질 안에서 풍경과 장문으로 완성되어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단순화되고 해체된 자연 대상들과 그로 구성된 풍경들은 작업의 주제로써 일관성 있게 유지되어 작업 전반의 모티프로 활용되고 있다. 물론 캔버스에 표현된 장면과 형태가 특정 대상을 일대일로 지시하는 것은 아니기에 해석은 감상자의 몫이다. 정진아는 이전 작업에서 자연 및 풍경을 세밀히 묘사하는 것에서 점차 추상으로 전회함으로써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관점과 시각 효과 및 재료에 대한 실험을 회화로 투영하고 있다. 주목할 변화는 작가가 가상현실을 제작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발견한 자연 대상을 통해 회화에서 색 분할, 얄팍한 종이 단면으로 구성된 풍경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상현실의 장면은 무중력 상태로 신체를 감각할 수 없게 만드는 대신 세상을 유영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실제에 기반한 가상공간에서의 풍경은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장면의 조형요소로써 활용되면서 그 안에 존재하는 대상들은 단순한 산등성이, 강물의 흔적과 같은 자연의 일부처럼 보이기도 하고, 봄바람이 살랑이는 버드나무 같은 인상을 주는 등 우리로 하여금 풍경에 대한 새로운 감상 방식의 세계를 열어주고 있다. 손끝과 눈으로 아크릴 물감의 경계에서 묻어 나온 감각을 이해하며 화면 안에 대상과 장면을 조응해 본다. 여기서, 우리는 장면이 담고 있는 여러 시선과 대상을 재구성해 봄으로써 정진아가 표현하는 뒤엉킨 색상 뒤에 숨은 실험적인 장면에 대해 새롭게 해석해 볼 수 있게 된다. 글: 이민아 독립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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